temp for 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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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와 오비드의 변신, “몸과 이방성",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갑충은 피부점액으로 움직임의 흔적을 남겼다.
나는 몸으로 시를 쓴다.
카프카는 백년전 프라하의 독일계 서부 유대인이고 나는 뉴욕의 남한 남부사람인데, 이방성은 움직임이며 그게 정체성이다.
오비드의 변신과 호머의 오딧세이에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소리에 밀납으로 선원의 귀를 막고 바다를 통과하고 이에 분노한 사이렌 바다로 돌진한다.
카프카는 사이렌의 노래는 귀를 막는데 침묵은 아무도 못막는다고 했다. 막을게 없는.
이천팔백년간 몸의 반이 새에서 물고기로 슬쩍 변하고, 들어본적 없는 노래나 침묵도 참 와닫게 글을 쓰는 그들,
그 사이렌이 내가 서는 헌터스포인트, 코트스퀘어, 79가 역마다 붙어있다.
카프카의 관찰과 해석이 참 내말 같아서, 카프카와 대화를 상상하며 묻는다.
‘카프카, 생명은 무얼까?’
이 빌딩숲 요새(fortress)에서 내 실존은 이러한데, '카프카, 어때?'
그가 이 비디오처럼 답하고 내가 몸으로 기록했다. 인문학의 안내자들을 청하여 향연을 누린다.
Poem, 퍼포먼스 비디오, 2019
설치뷰 2019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시공간의 땅바닥을 발로, 몸으로 직접 두드리고 밟으며 특정 문자를 지면(地面)에 반복적으로 덮어 쓰는 퍼포먼스 기록영상 등을 선보였다. 몸을 바삐 놀리며 특정 획과 철자 사이를 맴돌듯 밟고 새긴 행위의 흔적은 일종의 지성적 신문(身紋)이었다.
몸과 글을 통해 시의성 있는 메시지와 비판적 의미구조를 전달하고 구축하려는 한무권의 지적 태도는 보다 적극적인 소통의지와 가능성을 강조하는 인식론적 체험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한무권의 작업은 머리보다는 몸과 마음으로 다가가고 이해한, 소통의 진정한 가능성을 향한 육화된 궤적이요, 축적이다. 역동성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몸의 역사(役事)이자 소통의 역사(歷史)인 셈이다.
박천남 (성남아트센터 전시부장) 2019
Wave, 퍼포먼스 비디오 사진, 2019
한무권의 작업은 피스톤, 발전소 등 산업적 요소를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미디엄으로 사용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피스톤 여섯 발을 장전한 지게차로 시를 쓴다거나(<piston>), ‘발전소’에서 석탄, 석유 등 유형의 재료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대한 주목이라던가, 발전기를 돌리는 터빈의 소음을 많은 사람의 맥박을 한 번에 틀면 날 소리”로 표현한다던가(<Turbine>) 등이 그것이다.
김희영 (서울문화재단) 2019
드럼, 퍼포먼스 비디오설치,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