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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 of the body, History of communication

 

Moo Kwon Han explores th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and probability of miscommunication through bodies and letters. This unique work of Han has derived from his contact with calligraphy as a child. He has continued his aesthetic, philosophical exploration for the hidden beauty and underlying meaning of letters, portraying hieroglyphic characters with the brush. To the artist, calligraphy and writing was a mental discipline rather than merely a modeling activity to beautify letters. Writing and aphorisms by his ancestors he met through calligraphy thus left distinct marks on his heart. 

 

He has enhanced th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aggressively projecting three-dimensional letters onto space-time in a specific way, escaping fixed conventional ways of communication in a limited space such as rendering letters with hand or brush and typing letters with a computer. Studying in the United States he presented a video documenting a performance of repetitively overlapping letters on the ground by stepping or pounding the ground of his place with his feet and body. Traces of his actions of stepping and imprinting specific spelling by using his body hurriedly were cerebral physical patterns. His extremely difficult, unique actions to get over strange letters and cultures is seen as the development of his actions of writing letters on the ground or his cultural practice of writing into a new way of communication in a foreign land. 

 

His cerebral attitude to convey timely messages and construct a critical semantic structure corresponds to his epistemological experience, underlining his active will and th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His work titled Epistemology can be seen as a crystallization of his autobiographical history formed through such will and effort. Han’s work is an incarnated trace and accumulation toward the tru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he comprehends with his body and mind. That is why dynamism stands out in his work. His work is, so to speak, a role of the body and history of communication. 

Tcheon-Nahm park, Exhibition Director, Seongnam Art Center

한무권: 몸의 역사(役事), 소통의 역사(歷史)

한무권은 몸과 글자를 통해 소통의 가능성과 불통의 개연성을 탐색한다. 한무권의 이러한 독특한 작업 지향은 어린 시절 접한 서예라고 하는 문자예술로부터 비롯했다. 일찍이 이런저런 상형/사의문자를 붓으로 지면(紙面)에 풀어내며 글자의 아름다움과 그 속뜻을 새기는 미학적-철학적 탐색을 이어왔다. 당시 한무권에게 있어 서예와 글쓰기는 글자를 보기 좋게 풀어 놓는 단순 조형활동이라기보다는 마음을 다잡고 걷잡는 일종의 정신수양활동이었다. 따라서 서예를 통해 접하고 풀어낸 이런저런 선인들의 글과 경구(警句)는 어른이 된 지금도 분명하고 뚜렷한 심문(心紋)으로 남아 있다.

한무권은 붓과 손으로 종이에 글을 쓰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정해진 방식과 한정된 공간에서의 오랜 소통방식을 벗어나 입체형식으로 풀어낸 글자들을 특정 삶의 시공간에 공격적으로 투사(投射)해나가며 소통의 가능성을 확장시켜나갔다. 미국 유학시절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시공간의 땅바닥을 발로, 몸으로 직접 두드리고 밟으며 특정 문자를 지면(地面)에 반복적으로 덮어 쓰는 퍼포먼스 기록영상 등을 선보였다. 몸을 바삐 놀리며 특정 획과 철자 사이를 맴돌듯 밟고 새긴 행위의 흔적은 일종의 지성적 신문(身紋)이었다. 낯선 단어와 문화를 몸으로, 마음으로 곱씹으며 극복하려는 이러한 지난하고 독특한 행위는 지면에 글을 쓰는 행위, 이른바 글쓰기라는 문화적 실천이 이국땅에서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발전된 것으로 이해된다.

몸과 글을 통해 시의성 있는 메시지와 비판적 의미구조를 전달하고 구축하려는 한무권의 지적 태도는 보다 적극적인 소통의지와 가능성을 강조하는 인식론적 체험에 다름 아닐 것이다. 'Epistemology'라는 명제의 작업은 그러한 의지와 지난한 노력이 빚어낸 자전적 히스토리의 결정체라 하겠다. 한무권의 작업은 머리보다는 몸과 마음으로 다가가고 이해한, 소통의 진정한 가능성을 향한 육화된 궤적이요, 축적이다. 역동성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몸의 역사(役事)이자 소통의 역사(歷史)인 셈이다.

박천남(성남아트센터 전시부장)
2017년 2월